자율신경과 조루 원시시대에서 조루는 병이 아니라 오히려 수컷의 경쟁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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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과 조루 원시시대에서 조루는 병이 아니라 오히려 수컷의 경쟁력이었다.

ok99 2012. 4. 20. 15:25

자율신경과 조루 

 
원시시대에서 조루는 병이 아니라 오히려 수컷의 경쟁력이었다. 당시에는 식량 확보와 자손 번식만큼 중요한 일이 없었는데, 약육강식에 무한경쟁의 환경이다 보니 배우자와 눈이 맞자마자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질 내에 사정한다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었다. 아무리 싸움에 능한 수컷이라 해도 성관계 중에는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무력해지기 때문에, 십 분을 넘기며 느긋하게 섹스를 즐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문명이 발달하고 즉각적인 물리적 위협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두터워지며, 인간의 섹스는 더 이상 쫓기듯 빨리 끝내야 하는 행위라는 굴레를 탈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먼 옛날에는 열성이 아닌 우성이었던 유전자는 쉽게 변하지 않았고, 누가 잡으러 오는 것도 아닌데 여성의 몸 안에 들어가자마자 재빨리 사정할 것을 강요하는 신체적 성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이런 경우를 일차성/중추성 조루(lifelong premature ejaculation)라 하며, 전립선염에 의한 성신경 과자극 등의 이차적 소인과 구별되는 조루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일차성/중추성 조루는 교감신경의 과도한 항진과 관련이 깊다. 교감신경은 인체가 위험한 상황에서 생존하는데 적합한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존재한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는 경우 사람은 마치 당장이라도 누군가와 싸우는 것처럼,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는 상태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일차성/중추성 조루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흥분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항상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민감하여 조급하고 초조해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보다 부끄러움을 잘 느끼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입장이 되면 당황하여 안면홍조가 쉽게 나타나기도 하며, 맥박이 빠르고 심계항진(가슴두근거림)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교감신경의 지나친 흥분은 성기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부교감신경은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성기에 혈액을 이동시키고, 동맥으로 유입된 혈액이 정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발기를 유지시키는 작용을 담당한다. 반면에 교감신경은 사정을 유발하여 음경을 채웠던 혈액이 정맥으로 빠져나가게끔 하여 발기를 중단시키는 작용을 담당한다. 자율신경계에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서로 견제하는 길항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항시 교감신경이 지나친 흥분을 보이는 경우 그만큼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억제되는 셈이다. 다시 말해서 발기 상태를 가능한 한 빨리 해소하여 사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본래 교감신경의 역할이며, 이 결과로 조루 증상이 발생한다.